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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Food/감성폭발

좋아하는 사람하고는 계속 만나야 해

  "운명 같은거 잘 모르겠지만, 늘 생각하는게 있긴 해."
  그녀가 말했다.
  "그게 뭔데?"
  "있지, 제대로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친한 사람이 있어도, 안 만나면 그 사람은 죽어버려."
  그도 얼굴을 내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람은 다 죽잖아. 그러니까 안 만나는 사람은 죽은 거나 다름없는 거야. 가령 추억 속에 살아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죽어버려."
   그녀는 답답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왜 이렇게 표현을 잘 못하는 거지. 중요한 걸 전할 때는 늘 초등학교 때처럼 말이 부족하단 말이야."
  "알 것 같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웃음이 가실 때까지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시선을 먼 가로등 불빛으로 옮기고, 아주 조그만 한숨을 쉬었다.
   "왜?"
   그가 물었다.
  "가끔, 이 세상이 무서울 때가 있어."
   그녀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든 생길 수가 있잖아. 지금은 너하고 이렇게 손잡고 있지만 손을 놓고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못 만날 가능성도 있는 거잖아?"
   "돌아가는 길에 CIA에 납치돼서?"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면서, 비어있는 손으로 그의 어깨에 가벼운 펀치를 먹였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사람하고는 계속 만나야 한다는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가네시로 가즈키,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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