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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 blah

20150819

1.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된 지금, 시간이 꽤 넘친다.

일이 없는 시간을 나름 잘 쓰고 싶어서 이런 저런 고민도 해보고, 이것 저것 찾아보기도 한다.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다.)

처음엔 정말 막막했던 6개월이라는 시간.. 결국엔 가 버렸다.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시간은 간다. 고정시킬 수 없다. 예전엔 분명히 시간이란 넘쳐나는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그 기억엔 어린 시절 즐겨했던 게임이 있다. 딱히 장르를 가리진 않지만 특히 좋아했던 건 RPG나 시뮬레이션, 예컨대 건설 시뮬레이션(세틀러, 심시티), 역사 시뮬레이션(삼국지, 대항해시대), 전략 시뮬레이션(☆) 등.. 공통점이라면 혼자 즐길 수 있다는 점, (☆도 남들과 하는것보다 싱글 캠페인을 더 즐겼던 것 같다.) 또는 극강의 스토리라인(창세기전)을 들 수 있겠다. 게임 속에서 내겐 제약이 없다. 물론 전혀 제약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이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굳이 제약이 있었다면 바로 시간. 밥 먹기 전에, 자기 전에, 학교 가기 전에 퀘스트를 깨야 하는 것. 미션을 클리어 하는 것. 하지만 이 역시 그 당시엔 전혀 제약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어차피 내일은 되돌아오고, 난 이 자리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항상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시간의 흐름이란 무던한 것. 오히려 그 당시의 반복되는 일상은 편안한 것이었다.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체감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 언제부터였을까. 시간의 흐름에 예민해 진 것이.


2.

언제부터였을까.

처음으로 느꼈던 시점은 군 시절이었던 것 같다. 갔다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안다. 그 곳은 뭔가 이상하다. 시간 지옥. 정신과 시간의 방. 국방부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는 이런저런 우스갯소리들. 나 역시 그 곳에서 인고의 시절을 겪으면서 하루 하루를 '타파'했다. 타파다. 그 전까지 시간을 '소비'했다면, 이 당시엔 타파였다. 그렇게 2년 2개월의 시간. 이후 복학. 취준. 그리고 학원 등록. 서울. 분당. 다시 서울. 인턴. 현재. 이 기간 동안의 시간에 대한 나의 자세는 '대응'. 그냥 적당하게 상대. 내 나름대론 '소비'와 '타파'의 중간 정도였다고 본다. 나름 치열하게 생활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전과는 달리 뭔가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 지금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저 소비에 가까웠던 어린 시절과는 확실히 달랐다 자부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대해야 할까. 남은 시간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3.

결국 태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싸움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이 시간을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다. 특별한 이론이 아닌데, 또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이 것. 어릴적에 땅 한켠을 더 확장하고, 아이템 하나를 더 얻으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다면, 복학 후 구멍난 학점을 메우려, 적은 용돈이라도 더 만들기 위해 그렇게 살았다면, 취준 시절 그렇게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면, 앞으로의 내겐 또 다른 목표가 주어진 것이다. 중간 정리는 이 정도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시 구글링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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