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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 blah

여행

일정 : 2011년 12월 27일 출발, 2012년 1월 1일 컴백
경로 : 청주->천안->수원->서울->강릉->속초->강릉->대구->포항->대구->대전->광주->신탄진->청주
주 교통 수단 : KTX 내일로
부 교통 수단 : 지하철, 택시, 시외버스(몰랐는데 속초에는 속초역이 없더라.. 그래서 강릉에서 속초로 가려면 시외버스를 이용)
경비 : 내일로(54700원) 제외하고 약 30만원
소감 : 좀 포장된 감이 있지만 여행이란 역시 인생의 축소판.. 희노애락을 다 느끼고 돌아옴. 결론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학기 종강 후 난 한 가지 결심을 했더랬다. 이번엔 꼭 어딘가로 떠나가리라.
정확히는 떠나갔다 '오리라' .. 씁쓸한 단서가 붙어야 하는 얘기지만, 암튼 꼭 그러리라 다짐을 했었다. 핑계겠지만 늘 일이 생긴다. 혹은 꼭 상황이 그렇게 된다. 그렇게 늘 쳇바퀴 도는 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여행은 내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개인적으로 홀로 여행, 겨울철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이 좁은 동네를 벗어나서 좀더 넓은 곳으로 가보고 싶다.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 무슨 일이든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상상하며 D-day를 세며 하루 하루를 버텼던 그 즈음의 시간들.

결국 이번엔 다녀왔다. 이번에도 약간의 차질이 있었지만. 흥분되는 마음을 안고 신나게 출발하여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다. 로망은 개뿔. 날씨는 존내 춥고, 잘 곳도 없고, 뭘 먹을려고 해도 다 돈이고, 빙판길에.. 물론 얻은 것이 많다. 하지만 몸이 말이 아니더라. 너무 피곤해서 오자마자 픽 쓰러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값진 경험. 이제 20대 후반으로 나아가는 내게 있어서 분명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홀로 떠나는 여행은 분명 가치가 있다. 생각이 많고 결정이 어려운 특히 내 또래의 20대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여러가지 느낀 것 중 몇 가지 읊어보자면.. 우선 나름 어른이 됐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더라.. 라는 것과, 결국 뭐니뭐니해도 집이 최고라는 것.. (서울에서 전세난에 시달리는 지인들의 일상, 하루 잠 잘 곳을 찾아 헤맸던 기억, 그리고 마지막에 집의 대문을 열고 들어올 때의 그 느낌.. 그 쾌감!) 그래 역시 집이 최고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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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여러가지 교훈과 가치를 얻었으니 그것들은 나중에 또 시간 나면 읊어보도록 하고.
아무튼 한 마디로 여행은 좋은 것이라는 것. 특히 젊은이들에게 있어 여행은 더 좋은 것이라는 것.
더 특히 홀로 하는 여행이 특히 더욱 더 좋은 것이라는 것.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비록 기차만 타고 숙식은 최대한 비용을 줄이려는 피를 토할 정도의 초라한 일정이었지만.. 이것으로 내 여행 프로젝트(국내->일본->동유럽->영국->세계일주)의 첫 발을 내딛은 바, 의미를 부여해본다.

여행을 떠나면서 손에 쥐었던 여행의 기술의 일부분을 인용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함.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 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 나간다.




P.S. 원래는 여행 갔다온 걸 사진 찍은 것도 곁들여가면서 따로 포스팅하려 했건만 이놈의 귀차니즘.. 그래서 그냥 뭉뚱그려서 여행 갔다 온 소감이라도 남겨놔야겠다는 생각에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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