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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hock

다크 나이트 라이즈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에 붙은 라이즈(Rise)라는 단어, 새롭게 등장하는 메인 빌런인 베인의 원작에서의 캐릭터로 대충 어떤 식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겠구나라고 나름 추론을 하고 극장에 들어섰지만.. 영화가 끝난 뒤 나의 상태는 한 마디로 '벙찜'


어둠의 기사가 다시 일어선다는 뻔한 제목처럼 전반적인 내용은 배트맨이 악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고담을 구한다는 뻔한 내용...이기는 하나, 감독은 그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영화 곳곳에 불어넣어 시리즈를 재창조해냈다. 원작의 스토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반반일 것 같은데 배트맨 스토리를 제멋대로 바꿔놨다라거나 이렇게도 연출할 수 있다니 흥미롭다거나.. 난 당연히 후자. 


...정말 어떻게 이런 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지???

메멘토를 만들 때부터 공인된 사실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은 진짜 천재가 맞는듯. 난 그가 제발 진심으로 배트맨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어떻게 안 될까.. 여운이 정말 오래 남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그만큼 아쉬움도 큰 영화였다.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의 포스가 워낙 엄청났기에.. 솔직히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그만큼 컸던 것이 사실..이나 감독과 연출진의 역량은 역시 여전했고(그렇다고 조커가 묻히는건 아니지만.. 결국 조커가 있었기에 다크 나이트도, 라이즈도 있었다고 감히 주장), 크리스찬 베일이나 게리 올드만 등 배우들의 연기도 빠질 데 없고, 거기에 베인 역의 톰 하디, 캣우먼 역의 앤 해서웨이도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충분히 캐릭터를 잘 소화시켰음. 개인적으로 사실 캣우먼은 배트맨2에서 미셸 파이퍼가 연기했던 캣우먼이 갑이라고 생각하지만..(할리 베리는 ㅈㅅ...) 앤 헤서웨이의 캣우먼도 충분히 좋았다. 베인은 배트맨 포에버에서 조엘 슈마허가 진짜 하도 그지같이 캐릭터를 만들어놔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 정말 놀란에 손에 의해 깔끔하게 다시 태어난듯.(그래도 사실 원작의 포스에는 못 미침)


마지막 엔딩 탓에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데.. 개인적인 소망은 놀란 감독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배트맨 시리즈는 이어집니다라고 폭탄 선언을 한 뒤 계속해서 시리즈를 연출해주는 것.. 솔직히 배트맨은 어떻게든 다시 영화화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인데, 다른 히어로들과는 차별되는 배트맨만의 그 어두운 세계관, 인간적인 면모, 철학적 메시자를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감독은 이제 놀란 감독 말고는 도저히 누구도 떠오르질 않는다.. 물론 배트맨도 크리스찬 베일이.. 고든 서장도 게리 올드만이.. 알프레드도 마이클 케인이.. 폭스도 모건 프리먼이.. 계속 해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아쉬운 시리즈의 종결. 개인적으로는 전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비중있는 악당들(펭귄, 리들러, 포이즌 아이비, 미스터 프리즈 등등)을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에서 다시 봤으면 했는데 그것도 참 아쉽고..


아무튼 타이틀만 놓고 봤을 때 시리즈는 깔끔하게 마무리 된 듯 하지만.. 정말 요놈의 엔딩을 생각하면 할수록.. 분명히 시리즈 마지막이라 해놓고 왜 그렇게 끝을 장식해놨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결국 2012년 최고의 영화가 될거라 조심스레 예측해보는 이 위대한 작품의 감상소감을 네 자로 마무리하자면...




'희망고문'






덧.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고담시 경찰들과 교도소에서 풀려난 악당들의 대규모 전투.. 요즘 그래픽 기술이 발달해서 흔히 대작이라 불리우는 영화의 위압적인 대규모 전투씬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이 장면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었기 때문.


덧2. 베인이 증권거래소를 습격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이 혹시 반신자유주의자인가라고 생각한건.. 너무 앞서간거겠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