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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hock

울프스 레인, 낙원을 찾아 떠난 늑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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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형상을 빌린 늑대들의 낙원을 향한 여정이라는 설정은 뭔가 기묘한 느낌을 준다. 왜 하필 늑대일까. 그 많고 많은 동물들 중. 생각을 해봤으나 이 의문에 관한 해답은 모르겠다. 다만 늑대라는 동물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 작품의 주제에 가장 잘 맞아서 그랬을까 싶은 막연한 추측 뿐.

늑대는 200년 전 멸종했다. 때문에 지금은 늑대를 볼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본 '늑대'를 '들개'로 착각한다. 그것은 곧 어딘가에 있을 낙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해지길, 이 세계의 어딘가에는 '낙원'이 있는데 옛날 인간 문명이 멸망했을 때 늑대들이 그 곳에 살고 있었다 한다. 즉 늑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낙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불쌍한 사람들.

낙원의 존재를 부정한 채 현재에 안주하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위로 '귀족'이 있다. 이들은 말그대로 특권층, 즉 보수적인 인간들이다. 이들은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여 변화를 원치 않는다. 때문에 이들은 늑대의 존재 사실을 숨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늑대의 존재를 알게 된다는 것은, 곧 낙원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이니까. 그러면 사람들이 낙원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될 것이고.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니까.

이러한 인간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살아있었던 늑대들이 만났다. '인간'의 형상을 빌어서. 그리고 우리들은 지금, 여행을 떠날 것이다. 어딘가에는 필시 존재할, 낙원을 찾기 위해서. 낙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향기로써 낙원으로 가는 길을 인도해준다는 '달의 꽃'이 필요하다. 그렇다. 우선은 달의 꽃을 찾자.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냥 늑대가 아닌 인간의 형상을 빌린 늑대이기 때문에 이들은 각각의 캐릭터가 부여되어 있다. 이 중심에 있는 이는 '키바'라는 늑대다. 이 그룹의 리더격인 역할을 하며, 다른 늑대들을 하나로 결집시킨다. 그리고 낙원을 향한 멀고 먼 여행을 주도하는 것도 바로 그다. 다른 캐릭터들 모두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달의 꽃 또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늑대들은 중간중간 시점에 따라 본래 모습인 늑대로 비추어질 때도 있지만, 달의 꽃은 그렇지 않다. 늘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가여운 소녀의 모습. 이는 어떤 의미일까. (사실상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모두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적어도 현실에 안주하여 그날 그날 살아가기 급급한 인간들에 비해 현실적이지 않고 가능성 없어 보이는 여행을 떠난 그들은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아니,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만약 내가 늑대였다면 말을 약간 다르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웃음) 중간에 엄마늑대가 새끼들을 품에 안고 대신 죽어가는 장면 역시 그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적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니까. 그리고 이러한 현장을 목격한 어떤 인간(늑대에게 가족을 잃은)은, 심한 충격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 인간이 데리고 다니던 사냥개가 사실은 늑대였다는 설정(역시 인간으로 형상화)은 뭔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어떻게 보면 반전.


울프스 레인이라는 제목은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다. 마지막에 발생하는 그 '빛의 무더기'가 의미하는 바를 심각하게 고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설령 낙원이 실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들이 지금 있는 그곳은 아마 그들에게 있어 '낙원'인 것이다.




재미있게 봤지만 사실 의문투성이.
나에게 있어 낙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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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애니도 있다고 하는데 꼭 봐야겠다. 주머니에 딱 600원 있던 차에 두권짜리라서 빌려본 만화인데. 이런 작품이었을줄은..-_-; 그야말로 행운ㅠㅜ.. 음악도 칸노 요코가 담당했다고 하니 안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이거 원작가가 카우보이 비밥이랑 같은 사람인가? 애니 스텝진은 같다고 하던데; 아.. 비밥도 간만에 땡기는구나;ㅁ; 난감;

덧2. 울프스 레인. 늑대의 비. 참으로 멋진 타이틀 아닌가

덧3. 일본.. 역시 만화강국이다. 부럽다. (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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