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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hock

몬스터, 무엇이 진짜 괴물인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10번째 작품으로 95년 처음 발표. 99년 연재 중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제 3회 데스카 오사무 만화상 대상 수상. 7년간 일본에서만 2000만 부 이상 출고. 현재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진행 중.


몬스터는 지금껏 내가 만화책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만화책은 흥미위주로 보는것이다) 편견을 철저하게 깨버렸다.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정말 '말 그대로' 빠져들었다. 이렇게 만화책에 깊게 빠져보기는 아마 처음이 아닌가 싶었으며, 완결을 보고나서 느낀 아쉬움과, 절로 후회가 생긴 것은 색다른 경험으로.. 이걸 이제야 보다니 .. 너 헛살았구나 (이건아닌가)

이토록 '실험적'이고 '작가주의'적인 만화책은 여지껏 본 적이 없다. 나오키가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작품-어떤 가수가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노래, 어떤 배우가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배역-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제목과 표지의 카피(영어-_-;)만 보고 아마 단순한 추리물, 스릴러 등으로 생각했다.-더군다나 배경은 독일인데 주인공이 일본인이라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설정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첫 장을 폈는데 ..
..
..
.. 실로 오산이었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 첫 권을 한번 보고 또 한번 살펴본 것 역시나, 처음 겪어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잠이 오질 않았다. 다음 권에 이어질 내용이 너무나 궁금했다. '이제 덴마는 어떻게 되는거지?' '쌍둥이는?' '아니 그건 그렇고 설마 10살도 안된 꼬마가 살인을?' '사건의 실체는?' '야 좀 자자-.-'

이후 약 일주일에 걸쳐 한권 한권을 정말 '정성스럽게' 독파해나갔고, 한 권을 보고 나면 다음 권의 내용이 너무나도 궁금한 나머지 금단증세가 올 정도였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머릿속엔 늘 몬스터 생각으로 가득 ..

.. 이게 아니라
완결을 다 보고 나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혼란스러웠다. (스포일러성 내용이니 자제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요한은 절대악이 아닌 것인가? 책의 타이틀로까지 언급된 몬스터의 실체는 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절대선과 절대악은 과연 존재하는가? ..
이토록 많은 의문점만 내게 물려놓고, 몬스터는 조용히 사라졌다. (나쁘다-_-)

판단의 여지를 독자들에게 남기는 것은 좋은 작가의 대표적 습관 중 하나다. 하지만 난 이 작품을 보면서 이런저런 여러 생각을 했으며, 결국 이런 결말을 보고 나서는 조금 아쉬웠던 것이 사실. 확실한 결론을 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 아님 설마 작가 본인조차도 결론을 못 낸 것인가? 이토록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일까?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로, 다만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몇가지가 있다면
요한과 니나 모두 일단은 피해자라는 것과, 거기서 유추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사실상 이 만화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이 피해자가 아닐지-이다.
한 고아원에서 벌어졌던 끔찍한 실험. 탄생부터가 실험의 일부였던 쌍둥이. 그 쌍둥이가 겪는 일련의 여러 사건들.

이 모두가 어떻게 보면 우리 인류가 겪어왔던 역사의 끔찍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배경, 등장인물, 여러 사건들이 정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 것만 같아 자료를 뒤져봤는데 어떤 특정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하였을 뿐, 이야기 전체가 실화는 아니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요한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클라우스 포프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단순히 내가 공부를 안해서인 건 아닌 것 같고.

오히려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 좀 해 보아라. 괴물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을 좀 해 보아라.
여러 의문점을 남김으로써 우리들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해 보게끔 하고자 한 것은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봤다.
(그래봤자 답은 안 나오겠지만)

그리고 내 머릿속에 문득 생긴 하나의 의문 ..







요한- 멋진 이름이었는데.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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