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생의 완결 소감을 포스팅하고, 방구석에 방치해둔 버티는 삶에 대하여를 읽었다. 치열하게 버티는 삶의 무게감이란 각자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히 무거운 것이다. 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고, 버텨왔을까. 앞으로 얼마나 버텨야 할까. 그 끝에 이르렀을 때 어떤 느낌을 가질까.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안도감을 얻었다. 그것은 매체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하나의 메시지 때문이다. 강연100도씨라는 프로그램에 프로레슬러, 해설자, 작가 등으로 유명한 김남훈이 출연해 자신의 실패담을 전하며 실패만큼 강력한 스펙도 없다고 한다. 여러분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어두워서가 아닌, 너무나도 찬란하게 빛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객들은 박수를 보낸다.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위로와 공감에 목마른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2.
고민이 많다. 그래도 열심히 해 왔다고, 그것만큼은 틀림이 없다고. 내 모든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노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상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더라고. 역시 확실해졌다. 친구 몇 명에게 전화를 돌렸다. 당장 돌아와라. 거기서 뭐 하고 있나. 그들이 전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빠르게 응답한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전화가 끊어지면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현실로 돌아오는 속도감은 유독 빠르게 느껴진다. 다시 머리를 싸맨다.
3.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든, 고통스럽든 간에 모두 다 상대적이다. 내가 겪고 있는 이 현실의 무게감 역시 누군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훨씬 더 무겁게 와닿으리라. 그런 뻔한 자기위안으로 오늘 하루도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