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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 blah

20141227

1.

하루가 가고, 한 시간이 가고, 1분 1초가 흘러간다.

시간은 분명 지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을 미처 체감하지는 못 한다. 혹은 않는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루틴에, 내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묵묵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타인의 요청에 응대해야 한다.

약간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하루를 만들어내는 것이 존재의 이유가 된 것 같다.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수학 공식처럼. 약간의 착오도 허용되지 않고, 한 자리의 숫자라도 틀려서는 안 된다.

여전히 세상이 선호하는 건 정확한 답을 도출해내는 수리형 인간인 모양이다.

난 수학을 정말 지독히도 싫어했었지. 벌써 10년 가까이 흘러버렸다.

그 땐 시간이 정말 안 간다고 느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나는 겁이 없었다.

막 나갔다기보다, 그냥저냥 재밌게 살았던 그 시절이다.   

위축되어버린 현실의 나와 절로 비교가 된다.

또 다시 센티해지네.


2.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우울해질 찰나에 전화가 왔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왜 안왔냐고 다그치는 그 녀석의 농담에 웃음이 새어나온다.

농담에 농담, 장난에 장난, 헛소리에 헛소리로 대응하는 나와 그 녀석의 썰전.

이어지는 다른 녀석과의 2라운드, 그리고 연장전에 이은 결승전까지.

평소의 일상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찰나의 일탈이다.

그리고 또 다시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아니 추억.


최고의 연말 선물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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