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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 blah

don't look back in anger





2014년 마지막 주말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고로, 뭔가 의미를 부여할 것도 딱히 없다.

그렇지만, 올 한 해 내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략적으로라도, 끄적거리는 것은 그나마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직 마땅한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1월.

12월 마지막 날, 동생과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보고 다시 서울로 컴백.

첫 회사 첫 출근. 인턴 생활 시작.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게 됐다.

무엇이든 다 해내겠다는 강력한 열망과 동기부여로 똘똘 뭉쳐 있었다.

첫 월급으로 가족 선물도 했다. 친구들한테 밥도 쏘고 술도 쏜다.

날은 추웠지만, 마음은 정말이지 따뜻했던 한 달.


2월.

열심히 일 배우고, 사람들 상대하고, 회사 생활에 열중.

그 외에 특별한 이슈는 없음.


3월.

첫 파견 업무. 내가 생각했던 본연의 업무다운 업무를 처음으로 했던 순간.

또 다시 낯선 환경에 던져졌지만 인턴 동기와 함께여서 오히려 나은 점도 있었다.

본사와는 달리 야근도 하게 되고, 업무 강도가 좀 있긴 했지만 대기업 파견지에서의 새로운 경험

주변 구경도 하는 재미도 있었고, 말미에는 워크샵도 갔다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올 한 해 중 가장 평탄하고 좋았던 때.


4월.

휴가를 쉬러 집에 갔다 온 사이 갑작스레 파견지가 변경됨.

인턴 동기와 과장님에게 전화로만 경황 없이 인사하고, 바로 떠나게 된다.

여기서는 다시 내가 생각했던 일과는 다른 일을 하게 됐고, 그나마 이 곳에도 다른 인턴 동기가 있었던게 다행이었음. 하지만 어쩐지 시간은 잘 안가고, 뭔가 모를 불안감이 서서히 움트게 된다. 


5월.

업무 스트레스에 꽤나 시달렸던 것 같다. 프로젝트 막바지라 주말 근무도 나와야 했고, 음, 힘들었다.

물론 그 이후에 닥친 위기에는 전혀 비할바가 아니지만.

인턴 기간도 거의 끝나가는 즈음인지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들었던 시점.

프로젝트가 끝나고, 왜였는지 나 혼자 본사에 먼저 복귀하게 됐다.

아마 그 때부터였던 듯. 왜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나.


6월.

본사에 복귀하고 며칠 안 돼 또 다시 다른 파견지로 떠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예 처음부터 투입. 꽤 규모가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비중이 큰 건수였던 것 같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도 본연의 업무가 아닌, 다른 일로 가게 됐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 한다는 것. 그리고 이번 파견지는 거리도 너무 멀었다.

하지만 어쩌나 떠나야지. 출발 당일 비가 많이 왔다. 괜히 울적한 맘을 안고 파견지에 도착.

그렇게 업무 시작. 어느덧 6월. 6개월이 다 갔다. 인턴은 끝이 났다.

회사에서는 3개월 연장을 제의했다. 깊은 고민. 승낙.

속은 타들어가고. 시간은 가지 않는다.


7월.

날이 더워지는 참에 내 마음속 불길도 활활 타오른다.

매일 매일 고민에 시달린다. 가장 나은 최선의 선택은 뭘까. 이것은 덜고, 이것은 추가하고.

힘든 고민 끝에, 결국 퇴사 결정. 무거운 마음으로 본사에 이를 알린 뒤, 파견지 사람들과 작별 인사 하고,

본사로 돌아와 퇴직서를 쓴다. 기분 참 묘하더라.

물론 후회하지 않음. 6개월의 첫 회사 생활은 분명히 내게는 큰 의미가 있었기에.

같이 했던, 도움주셨던 분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월.

면접 보러 돌아다님. 불안감은 여전하다.

중간 중간 결과를 떠나 벅찬 감동을 느꼈던 순간들은 잊지 못 한다.

내가 다시 블로그를 재개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 있었지.

역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9월.

면접 보러 돌아다님. 점점 더 커지는 불안감.. 에

여름이 끝나가고, 서서히 선선해지려던 때.

뭔가 느낌이 온다. 출근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두 번째 회사에 출근. 나의 정신과 마음, 에너지는 1월 달의 그 때로 다시 돌아감.


10월.

2월과 같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이 곳의 분위기라든가 사람들은 내가 생각했던 일반적인 그런 회사의 느낌은 아니야. 근데 그래서 그게 좋다. 말이 이상한가? 그러니까 말로 잘 설명이 안 되는,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어쩐지 이 곳에서라면, 나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냥 좋았다. 

드라마 미생이 시작됐다.


11월.

일이 끊이지 않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에 몰입한다.

여기서 잘 해야 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뭔가 느낌이 안 좋긴 하다. 조금 있으면 추운 12월.


12월.

1일, 거짓말처럼 첫눈이 왔다.

일이 여전히 많다. 역시 일에 집중한다.

잘 하고 싶은 맘도 여전하다. 느낌이 안 좋았었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약간의 차이는 있게 됐지만.

급격하게 우울감에 빠졌다. 현재 진행형. 고민. 끝내야 하나. 돌아가야 하나. 

http://rover.tistory.com/584 일단은 이걸로 결정.

미생이 끝났다. 3개월이 훌쩍 지나갔구나.

앞으로 한 달도 이렇게 훌쩍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한 해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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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누군가의 말처럼, 진짜 열심히 살았으니까.

후회는.. 안 할거다. 내 자신에게 정말 진짜로 뿌듯한 2014년이었다.

그거면 됐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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