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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 is in the details

IT 일자리 ‘동맥경화’, 해법이 안 보인다

 

[미디어잇 박상훈]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는 IT 업계의 고질적인 일자리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외형적인 시장 성장 속에서도 고용이 부진한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으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표한 ‘올 하반기 주요 수출업종 일자리 전망’ 보고서를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는 지난해 대비 각각 1.2%, 3.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 업종만이 1.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 가격의 하락과 모바일 기기 시장의 포화 등 경기 둔화가 일자리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IT 일자리의 또 다른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업종별 미충원율인데 반도체 13.5%, 디스플레이 13.9%로 전체 산업평균 11.5%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자 업종의 경우 23.9%로 지난해 19.5%에서 오히려 더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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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수출 업종의 2014년 하반기 일자리 전망 (표=한국고용정보원)

 

전자 업종을 대상으로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이유를 조사하자 ‘임금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았다’(24%)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학력·자격 미비(19%), 경력 미비(17%) 등 기업이 필요로하는 조건에 부합한 지원자가 없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기업과 구직자의 기대치가 다른 이른바 ‘미스매치’ 문제 때문에 사람을 뽑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의 인력 채용은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신입을 뽑아 교육할 수 있는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견기업으로 갈수록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업무 전문성에 대한 요구사항이 까다롭고, 구직자는 몸값이 비교적 높은 경력자여서 미스매치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IT 일자리 문제의 또다른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외형적인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의 절대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발표한 '2014 소프트웨어(SW)천억클럽’ 자료를 보면 매출 300억 이상 기업 113개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매출은 전년 대비 24.5%인 6조8209억 원 늘었지만 고용은 3828명, 단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 10억 원 당 11.6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IT 업계의 고용창출 효과를 무색하게 하는 수치였다.

 

사실 고용 없는 성장은 비단 IT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 기업집단 분석 자료를 보면 2011년 기준 이들 기업이 전체 시장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광업과 제조업을 기준으로 각각 52.6%, 51.1%지만 종사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에 그쳤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생산한 부가가치 대비 종사자 규모가 크게 적은 상태”라며 "대규모 기업집단이 출하액이나 부가가치에 비해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IT 업계는 미스매치와 고용없는 성장으로 일자리가 선순환하지 못하는 ‘동맥경화’에 걸려있지만, 단기간에 이런 문제가 해소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전자 업종의 경우 ICT 융합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전문인력의 공급이 기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미스매치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it.co.kr



출처 : 미디어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