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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Food

GO (가네시로 가즈키 저, 김난주 역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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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 말 이후 한반도의 역사는 그야말로 참담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외세에 의한 강제합병, 그로 인한 여러가지 것들, 해방 이후의 사상분열, 그로 인한 여러가지 것들, 내전, 분단 ... 그로 인한 상흔은 군데군데 남아있고, 심지어는 오늘날까지도 그 흔적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요는 국적이란 필요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태껏 우리가 보고 들었던 그런 의미가 아닌. 적어도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에게는 확실히 그렇다. 마르크스주의에 의해 북조선을 선택한 아버지와 삼촌, 다시 하와이에 가기 위해 한국을 선택한 아버지, 그리고 나.


"...내 말해두는데, 나는 재일도 한국인도 몽골로이드도 아냐.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좁은 곳에다 처박지 마. 나는 나야. 아니, 난 내가 나라는 것이 싫어. 나는 내가 나라는 것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나는 내가 나라는 것을 잊게 해주는 것을 찾아서 어디든 갈 거야. 이 나라에 그런 게 없으면, 너희들이 바라는 바대로 이 나라를 떠날 것이고. 너희들은 그렇게 할 수 없지? 너희들은 국가니 토지니 직함이니 인습이니 전통이니 문화니, 그런 것들에 평생을 얽매여 살다가 죽는 거야. 제길. 나는 처음부터 그런 것 갖고 있지 않으니까 어디든 갈 수 있어. 언제든 갈 수 있다구. 분하지? 안 분해……? 빌어먹을, 내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지. 빌어먹을, 빌어먹을……."


작가 역시 재일교포 3세로 소설이지만 자전적 성격을 띠고 있는 작품. 2000년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 한편 한일합작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여 흥행에도 성공했다. 자칫 딱딱하고 건조해질 수 있는 사상적 주제를 작가 특유의 필치로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을 처음 읽어보는 입문자나, 딱딱한 주제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나도 정말 재밌게 봤으니까. 추천-





덧.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다. 확실히 해둬야겠다. 안그러면 주인공한테 호되게 혼이 날지 모르거든.
(부럽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