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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Food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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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헌팅은 엄청난 두뇌의 소유자이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사나운 사내다. 어느 날 MIT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그는 복도에 게시된, 수학자들이 수 년을 걸려 증명한 문제를 단 몇 분만에 풀어버린다. 이를 주목한 램보 교수는 그를 어떻게든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수감될 위기에 처한 그를 석방시켜주는 대신 두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나와 함께 수학 문제를 풀 것. 둘째, 일주일에 한 번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 것. 윌은 어쩔 수 없이 그 조건에 동의하고 그 날 이후 램보 교수와 수학 문제를 증명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정신과 진료를 받기로 한다. 하지만 그의 불같은 성격때문에 진료는 난항을 겪게 되고, 모든 이들이 그의 진료를 포기한다. 고심끝에 램보는 적임자 한 명을 생각해내고 그에게 윌의 진료를 맡긴다. 그는 램보의 대학동창으로 현재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 과연 이 둘의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


도대체 이 사람에게 과연 어떤 문제가 있길래 이다지도 그를 방황하게 만들었나. 도대체 문제가 뭐야? 이해가 안 가는군. 내게 그런 머리가 있다면 당장 좋은 데 취직해서 잘 먹고 잘 살 궁리나 하기에 바쁠텐데 말이야.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군. 이해가 안 가 ..

.. 원인은 단 하나. 바로 그의 과거였다. 어린 시절 양부에게 폭행당한 기억이 아직도 그의 안에 남아 지금껏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때문에 그 좋은 머리를 갖고도, 윌은 모든 것을 거부했다. 단지 청소나 철거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먹고 살 수나 있으면 그만이지. 얼핏 보면 지극히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한 청년의 푸념 쯤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 위험한 생각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그리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 한다. 자신이 버림받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을 버린단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으로부터 비롯됐다. 본인 스스로 과거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과거에 묶여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지.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여 당차게 살아가야 할 스물한살의 청년은 어쩌면 이렇게 삶을 마감해야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결국 다시 태어났다. 단 한 사람과의 만남이 그의 인생을 바꿔논 것이다. 이제 그는 자신에게 맞는 직장도 새로 얻고, 사랑하는 이를 다시 찾으러 떠난다. 그 여정의 끝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그것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때 느끼는 행복을 알기 때문에..

그는 지금도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는 부럽기 그지 없다. 그 명석한 두뇌에, 좋은 사람, 좋은 친구들도 있고. 결정적으로 인생의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나. ..그래서 '굿 윌 헌팅'일까. 난 언제쯤이면 내 이름 앞에 '굿'을 붙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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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 감독. 로빈 윌리엄스가 죽은 시인의 사회에 이어 이번에도 멘토 역할을 맡았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공동 각본,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1998년 제 71회 아카데미에서 각각 남우조연상과 각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