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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Food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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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프는 소위 말하는 '바보'다. 그냥 장난스레 부르는 그런 바보가 아니라 진짜 바보 말이다. 거기에다 다리까지 불편해 보조장치를 달아야 겨우 걸어다닐 수 있는, 무엇 하나 내세울게 없는 그런 애다. 하지만 포레스트의 엄마는 그런 아들에게 늘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한다. 학교로 가게 된 첫 날, 포레스트는 버스 안에서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제니를 알게 된다. 둘은 곧 친한 친구 사이가 된다.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포레스트는 학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제니는 그런 포레스트에게 도망치라고 외친다. 포레스트는 힘껏 뛰기 시작했다. 뛰고, 또 뛰었다. 그러던 와중 자신에게 숨겨져 있었던 놀라운 재능을 알게 되는데 ..


(만약 정말 신이 있다면) 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어떤 이에게는 무엇을, 또 어떤 이에게는 또 무엇을 주셨다. 마치 어떤 종교의 가르침에 나올법한 얘기지만. 우리는 이 바보를 통해 그 사실을 여실히 알 수 있다. 바보인 포레스트에게도 장기가 있었으니 바로 달리기다. 그는 이 재주 하나만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베트남 전쟁에서는 전공을 세우며, 다시 대학을 졸업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가 이렇게 달리기를 활용해야지, 해서 이런 일들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바보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 바보가 평범한 우리들도 거의 해내지 못할 일들을 영화 속에서 척척 해내는 걸 보면, 어떻게 보면 내 자신이 좀 부끄럽기도 하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 하나만이 아니다. 그는 바보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한 여자만 사랑한다. 그가 직접적으로 말하듯이,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냥 사랑하니까, 그게 다다. 즉 '플라토닉 러브'가 그에게는 가능하다. 머리 굴리고, 계산할 줄 아는 우리들과는 달리. 아마 '바보'라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무튼 그 꿈이 현실적으로 부치자, 그는 뛰기 시작한다. 어디가 끝일지, 언제 끝날지는 상관이 없다. 그냥 뛰고, 또 뛴다. 그 어릴적 제니가 멀리 도망치라고 외쳤을 때처럼, 계속 뛰어간다. 좀 억지스럽지만 이 일로 인해 둘은 결국 다시 만나게 되니 .. 역시 재주는 쓰기 나름인가. 아님 운이 조금은 따라줘야 하는걸까.

최소한 포레스트 검프는 특별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는 바보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가 말하는 것처럼, 바보는 바보가 맞다. 단지 지능이 조금 모자랄 뿐 .. 하지만 그 조금으로 인해 부여받은 반대급부가(단지 영화에서의 설정일 수 있겠지만) 난 너무나도 부럽다. 난 저런 삶을 절대 살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난 바보는 아니거든 ..

인생은 초콜릿 상자에 있는 초콜릿과 같다. 어떤 초콜릿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우리의 인생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조금은 경우가 다르더라도, 비슷한 삶은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그렇게 살려고 노력은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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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의 걸작. 톰 행크스는 여러 좋은 영화를 많이 찍었지만 그래도 '톰 행크스' 하면 '포레스트 검프' 아닐까. '식스 센스' 'AI'로 친숙한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데뷔작. 1994년 제 67회 아카데미 작품, 감독, 남우주연, 각색, 편집, 시각효과상 수상
* '서번트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천재성이 발견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