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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Food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2001)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한참 전쟁물에 심취해 있었던 고3 때

당시 전쟁물에 심취해 있었던 난 1900년대 초반의 흑백영화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것들까지 전쟁과 관련된 영화라면 닥치는대로 섭렵했었는데.. ..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 따로 없었다-_-; (당시 날 바라보던 어머니의 얼굴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

부질없는 서론은 집어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볼까,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 이하 BOB)는 2001년 미국의 HBO라는 한 케이블 방송사가 2차 대전을 배경으로 제작한 전쟁시리즈물.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톰 행크스 같은 경우 직접 감독을 하기도, 'Episode 5')가 제작에 참여했다고 해서 이슈가 되었던 기억이 나는데.. (스케일이 느껴지지 않습니까?ㄷㄷ)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며 총 10부의 'Episode' 로 구성되어 있고 편 당 러닝타임이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반, 출연진은 당시까지만 해도 TV시리즈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주로 기용되었다는 것이 대략 기본정보.

줄거리는 사실 특별할 건 없다. 전쟁을 다루고 있는 영화들이 그렇듯, BOB 또한 딱히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쟁 발발->평범하게 살아가던 주인공 징집 혹은 자원->혹독한 훈련, 그리고 참전->그 속에서 싹트는 사랑, 우정, 전우애, 애국심 기타 등등->그리고 전쟁 종결-_-) 하지만 그렇듯 식상할 스토리라인을, BOB는 10부에 걸친 긴 러닝타임에 걸쳐 아주 사실적으로, 현실감 있게 그려가고 있다는 것이 특징.
 
좀 있으면 착지다 ㄷㄷ

무언가 하면 바로 전쟁에 나간 군인들이 겪으면서 나타나는 미묘하고 세세한 감정들, 그로 인해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사건들을 축으로, 전쟁의 참혹상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 (보통의 전쟁물들은 그 반대의 경우가 많음) 때문에 보는 이로서 보다 더 실감나게 영화에 빠져드게끔 만드는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되려 식상할 수 있는 특정 주제(일례 :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10부에 걸쳐 전쟁 하면 으레 생각할 수 있는 특별하지 않을 이야기들 (기습, 퇴각, 부대배치.. 전혀 식상하지 않다-_-) 을 아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 물론 이 부분은 TV시리즈라는 장르의 특성상 가능했다 볼 수 있지만.

공격하라구 임마!!

그리고 한 편의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영화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이지중대'의 실제 퇴역군인들이 등장,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 나오는 것. 직접 전쟁에 참가했던 역전의 용사들이 자신들과 동료들이 실제 전쟁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실감나게' 들려준다. ㅠ ㅠ (안구에 습기 차더라;)


본인같은 경우는 전쟁물에, 그리고 역사에 흥미가 많은 놈이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걸지 모르겠지만

일단 한 번 접한 이후 두 번 세 번 아마 다시 본게 거짓말 안 보태고 '삼십 번' 가까이 본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참 경이로운 수치

많이도 봤다 야


한때 MBC에서 더빙으로 방영해서 녹화를 돌렸었는데, 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해 불가능 할 때에는 집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대리 부탁을 하기도 하고-_- 기타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 할 때에도 꼬박꼬박 챙겨 본 놈, 전쟁물 매니아에 앞서 'BOB 매니아' 라 감히 자부할 수 있겠다. (싱긋)

왜일까, 앞서 열거한 세 가지 포인트에서 굳이 하나를 꼽자면 첫번째가 되겠다. 다른 전쟁물들에 비교를 해 보았을 때, BOB는 배우들 한 명 한 명의 캐릭터가 잘 녹아들어간 것 같다(이런 걸 또 좋아함, 오션스 일레븐 같은a), 심지어 지나가는 엑스트라 군인이 껄렁거리며 던지는 농담 한 마디까지 내겐 인상적이었다 (우어어)

병들 사이에 떠도는 흉흉한 소문(독일군에게 담배를 건네주고 바로 뒤에서 사살);의 주인공은 사실 전장에서나 그렇지 인간적이고 의협심이 넘치는 멋진 대위아저씨였고,

바로 이 분

극중 주인공의 자리에 대신 배치된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무능력에, 제 한 몸 챙기기 바빠 부하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그런 인간말종.


이렇듯 BOB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혹시나 픽션일지라도, 지극히 현실적인.

'REALISTIC'

이런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그 중에서도 맘에 드는 캐릭터가 부상이라도 당하거나 '전사' 하면 정말이지 가슴이 아플 정도다 (빌이 포탄을 맞고 다리 하나를 잃었던 장면ㅜ) 혹은 반대로 그 캐릭터가 전공을 세운다거나 특별휴가를 받는다던가 하면 괜시리.. 흐뭇하다

얏호!

다소 억지일진 모르겠지만, 극 중 캐릭터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로망'이
이 작품에는 있다.


전쟁은 온 인류의 아픔이다. 내가 전쟁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전쟁의 참혹상이 아닌 그 이면의 슬픔,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나오는 개념없는 '무대포 미국찬양물' 이 아닌 이상, 그런 문제는 중요치 않다고 본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통해 알아야 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겪어보지 못한 전쟁의 무서움을.

전쟁은 범죄다

단순히 미국에서 만들었다고, 미국의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미국인이 미군부대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본 작품을 폄하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미국인이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해 평가절하 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나.


그런 논점을, 정말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는 BOB를 아직 접해보지 못하셨다면, 한번 추천 드리고 싶다.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대여 가능합니다)




어느새 "커리히!"를 외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커리히!! 이쥐 컴퍼니!!!







덧1. 'Band of Brothers' 의 뜻은 '전우애' 입니다. 정말 이보다 더 좋은 타이틀이 없을 듯

덧2. 가끔씩 '영화' 라는 표현을 썼으나 BOB는 'TV 미니시리즈' 입니다ㄷㄷ
     우리 나라는 언제쯤 이런게 나올지 -_-

덧3. 출연진 중 눈에 띄는 인물이 많습니다. 가령 초반에 나쁜 애-_-로 나오는 '소블 대위' 역의 '데이빗 쉬머' (프렌즈에서 로스로 출연), '와일드 빌' 역의 '프랭크 존 휴즈' (캐치 이 이프 유 캔에서 톰 행크스와 같은 FBI 요원) '벅 중위' 역의 '닐 맥도너'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 습격하는 특수경찰) 등등
로스가 더 친근한건 어쩔 수 없나;

덧4. 제작사인 HBO는 유명한 시리즈물들을 제작했는데 이 외에도 'Sex and the City' (유명하죠?) 'Rome' (한때 OCN에서 방영), 'Carnivale' (대략 선과 악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등 다수